자주 하는 질문
- 일러두고픈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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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2015년 이래 진행한 길고 짧은 인터뷰를 꼼꼼히 정리한 뒤 다시 무작위로 늘어놓은 「자주 하는 질문」을 통해 회사 또는 운영자에 관한 궁금증이 모쪼록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 질문의 시기에 따라 현재와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편, 질문의 어조에 따라 언급한 인물에 대한 존칭을 생략하기도 했습니다. 「자주 하는 질문」을 섭렵한 뒤에도 궁금증이 도무지 해소되지 않는다면 support@minguhongmfg.com 앞으로 소상히 말씀해주세요. 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인정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단, 답장은 이메일 대신 언젠가 「자주 하는 질문」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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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장신구 브랜드인 크롬 하츠(Chrome Hearts)에서는 마스크를 발매하고, 오프닝 세리머니(Opening Ceremony)에서는 전 세계의 오프라인 매장 문을 닫는 등 패션 브랜드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결국 최종 소비자다. 코로나 이후 패션이나 스타일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가? 브랜드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가?
시즌마다 급변하는 패션 경향을 따라가는 일은 재미있지만, 결국 많은 돈과 에너지를 수반한다. 이를 감당하기 벅찬 사람들은 체계(시스템)나 통일(유니폼)을 택하기도 한다. 내 옷차림은 코로나와 무관하게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군의 ECWCS(Extended Cold Weather Clothing System)처럼 얼마간 시스템화했다. 유니폼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업계는 IT 분야일 테다. 1980년대 초반 일본 도쿄의 소니(Sony) 본사를 방문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직원 3만여 명이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광경을 본 뒤 1998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예의 옷차림을 유지했다. 페이스북(Facebook)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회색 티셔츠, 청바지, 아디다스 슬리퍼를 애용한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옷차림이 있다. 내 경우에는 체감온도에 따라 상의, 하의, 신발, 크게 세 부분이 바뀐다. 한여름에는 프린트스타(Printstar) 티셔츠, 그라미치(Gramicci)나 갭(Gap) 반바지에 레인보 샌들(Rainbow Sandals) 플립플롭을 신는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 모자를 쓴다. 뉴욕에 있을 때 친구에게 선물 받은 아이템으로, 망가지지 않는 이상 계속 쓸 생각이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까웨(K-Way) 바람막이를 입는다. 이를 기본으로 체감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상의, 하의, 신발 순으로 바뀐다. 티셔츠 위에 챔피언(Champion) 회색 스웨트셔츠나 후디를 덧입고, 반바지 대신 유니클로(Uniqlo) 치노 팬츠나 리바이스(Levi’s)나 A.P.C. 청바지를 입고, 플립플롭 대신 뉴 밸런스(New Balance) 운동화를 신는다. 한때 선물 받은 992를 신어보기도 했는데 내 족형에는 아무래도 530이나 996이 잘 맞는 것 같다. 체감온도가 영상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부산의 중고 의류 매장에서 구입한 브랜드를 알 수 없는 M-65 필드 재킷을, 겨울에는 랩(Rab) 다운재킷이나 글로버올(Gloverall) 더플코트를 덧입는다. 장당 5,000원대인 티셔츠는 1년 정도 입으면 모두 처분한 뒤 같은 제품으로 다시 구입하고, 나머지는 해지면 수선해 입는다.
결과적으로 구체적이면서 유연한 규칙, 즉 일종의 템플레이트(template)를 마련하고 아이템 각각을 모듈화해 조합하고 편집하는 전략이다. 장점은 소비 규모를 예측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꼽는 것처럼 아이템을 선택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다른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템은 겨울에 입는 겉옷을 제외하고 세탁기의 표준 모드로 빨아도 무방하기 때문에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물론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갈 때는 숙부가 맞춰준 슈트에 구두는 알든(Alden) 9901이나 파라부트(Paraboot) 샴보드(Chambord)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지만,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착장이다.
이 시스템은 별 고민 없이 오랫동안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해지고 정리된 결과다. 코로나 이후에는 여기에 마스크가 추가됐을 뿐이다. 내가 갑자기 히피나 자연주의, 한국의 전통 복식 문화에 심취하지 않는 이상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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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 제품 제작 선언문이 있나요?
없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면 처음부터 선언문을 직접 쓰기보다 아무래도 평소처럼 적절한 선언문을 선택해 편집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 아이디어에서 출발할 것.
- 우연을 받아들이고, 우연의 일치를 즐길 것.
- 즉흥적으로 만들고, 작위적으로 해석할 것.
-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할 것.
- 기대를 배반할 것.
- 어려운 일을 쉬워 보이게, 즉 스프레차투라.
- 처음이 되거나, 마지막이 되거나.
- 복잡한 아이디어가 단순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음을 믿을 것.
- 복잡한 아이디어가 단순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음을 믿은 결과물을 적어도 두 번 이상 반복할 것.
- 복잡한 아이디어가 단순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음을 믿은 결과물을 적어도 두 번 이상 반복할 것.
- 과정을 믿을 것.
- 개념이 형태를 결정하도록 설계하거나 유도할 것.
- 재료와 제작을 본질로 환원할 것.
- 아이디어의 온전함을 유지할 것.
- 어리석어 보일 만큼 정직함을 해결책으로 제시할 것.
- 아니면 완전히 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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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 공식 웹사이트는 5년 동안 같은 모습을 유지합니다. 특별한 까닭이 있나요?
일반에 공개된 세계 최초의 웹사이트가 30여 년 동안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까닭과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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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운영자 민구홍은 편집자, 디자이너, 저술가, 번역가, 웹 개발자, 교육자 등 다양한 직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 ‘부캐’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운영자가 주업인 편집 외에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인가요? 또는 운영자인 민구홍 개인의 업무와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비즈니스는 별다른 구분 없이 이뤄지나요?
누군가 민구홍 매뉴팩처링에 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편집자뿐 아니라 여러 직함을 지닌 민구홍이 오직 자신의 행복에 초점을 두고 자신을 편집한 결과물, 또는 그 결과물을 도출해내기 위한 편집 지침일지 모른다.” 출판 분야에서는 ‘편집’이 대개 협소한 의미로 사용되곤 하지만, 저는 편집을 창작을 포함한 (또는 창작과는 차원이 조금 다른) 행위로 간주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제가 ‘편집(editing)’이라는 행위를 의식한 건 꽤 오래 전입니다. 처음 컴퓨터를 접하고 한창 게임에 몰입하던 시절로, 흔히 이렇다 할 이름 없이 ‘게임 에디터(Game Editor)’로 통하는 특정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게임의 데이터베이스를 조작해 게임 속 캐릭터의 능력치뿐 아니라 게임 자체까지 수정할 수 있었죠. 일반적인 경로는 아니었지만, 제가 처음 접한 편집은 어떤 공고한 틀을 그 안팎에서 지배해 국면을 제어하는 행위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물론 어떤 측면에서는 편집이 폭력적인 행위일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한편, 저는 수줍음이 많습니다. 주말에는 주로 집에서 지내는 편이고요. 그런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고 활동하는 건 여러모로 겸연쩍은 일입니다.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그 겸연쩍음과 되도록 멀리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단지 운영자의 이름 뒤에 ‘매뉴팩처링’이 붙을 뿐이지만 제법 커다란 의미를 지닙니다. 임직원은 운영자인 저뿐이지만 물기를 머금은 소규모 스튜디오가 아니라 몰인정한 회사를 표방하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편집하려 해도 개념 밖에서 둘의 관계는 어쩔 수 없이 흐려지곤 하죠.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업무가 회사의 숙주인 워크룸의 업무가 되기도 하고요. 이 답변을 작성하는 순간에도 민구홍과 민구홍 매뉴팩처링을 전환하는 스위치는 저도 모르는 사이 수없이 작동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고 깔끔하게 편집할 수 없다는 불완전함이 편집이라는 행위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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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이라는 시간 덕일까요? 디자인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그 자체로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어떤 대상에 아우라를 부여하는 건 디자인뿐이 아니죠.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웹에서 움튼 새로운 공동체가 탄생했고, 특히 지오시티(GeoCities)는 이들의 커뮤니티이자 놀이터였습니다. 형광색 배경에 깜빡이는 GIF 이미지들, 방문자 카운터, 공사 중임을 드러내는 아이콘… 지금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그때는 오늘날의 챗GPT(ChatGPT)처럼 최첨단이었죠. 태초의 인간이 동굴에 벽화를 그렸듯 그들은 HTML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셈입니다. 저 또한 그들 가운데 한 명이었고요.

특히 올리아 리알리나는 「버내큘러 웹」(Vernacular Web)을 통해 오늘날 웹 디자이너가 곱씹어볼 만한 초창기 웹의 미학을 꾸준히 탐구해왔습니다. “‘공사 중’ 이미지는 단순한 경고에서 웹 페이지가 계속 성장하리라는 약속의 의미로 바뀌었다. 이 이미지에는 변명과 초대가 뒤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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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제품 「장영혜 중공업 귀중」은 제게 사랑스러운 연애편지처럼 보입니다. 혹시 이렇게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연애편지’ 연작을 전개해볼 계획은 없나요?
돌이켜보니 「너에게」와 「한국 코카-콜라 귀중」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연애편지’ 연작”이라 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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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작업 과정을 설명해달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해결해야 하거나 해결하고픈 문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2017년 밥 길(Bob Gill)의 『이제껏 배운 그래픽 디자인 규칙은 다 잊어라. 이 책에 실린 것까지.』를 번역하고 편집하면서 본받은 방법론이다. 일단 규칙을 잊을 때까지 실천해볼 생각이다. 어쨌든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야망은 분명하고 한결같다. 생화학 무기, 도청 장비, 샤워 커튼을 제외한 좋은 제품(good goods)을 제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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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그라픽스로 자리를 옮기고, ‘정체불명의 독립 사업부’를 운영하게 된 까닭은?
워크룸에서 일한 지 5년째 되던 해였어요. 안그라픽스의 안마노 씨에게 연락을 받았죠. “같이 일합시다.” 안그라픽스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던 참이었고, 저를 디자인계로 이끌어준 안그라픽스에 힘을 보탤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었어요. 그렇게 ‘디렉터’라는 직함과 함께 ‘안그라픽스 랩’(약칭 및 통칭 ‘AG 랩’)이라는 정체불명의 독립 사업부를 맡게 됐죠. 사실 자리를 옮기기로 마음먹은 까닭은 사실 사소합니다. 사무실이 저희 집과 정말 가까웠거든요. 연남동 공원(경의선숲길) 옆에 있는데, 도보로 2분 거리입니다. 이제 운영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AG 랩은 안그라픽스라는 소프트웨어를 판올림하는 데 필요한 애드온 또는 플러그인 같은 게 아닐까 싶어요. 빨리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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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을 때가 많을 듯한데 운동도 하시나요?
물론입니다. 한때는 실내 클라이밍에 심취했고, 최근에는 달리기와 계단 오르기에 심취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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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어를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일, 즉 번역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단행본을 번역한 적도 있는데, 자주 하는 편인가?
나 자신을 번역가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어쨌든 내가 경험해본 바로 번역 과정은 코딩과 비슷했다. 출발어(입력)와 도착어(출력), 그 사이에 번역(함수)이 있다는 점에서.
이는 재미있게도 내가 배운, 시를 쓰는 과정과도 비슷했다. 시적 대상(입력)과 시(출력), 그 사이에 시적 인식(함수)가 있다는 점에서. 이런 생각은 시적 연산 학교(School for Poetic Computation, SFPC)에서의 경험을 떠올릴 때 더욱 분명해졌다. 내가 거기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주로 문학과 언어학을 배웠다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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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제품이 주로 웹 기술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당신은 첨단 기술의 목적과 방향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오늘날 수없이 쏟아지는 제품이 우리 삶을 얼마나 더 개선할 수 있을까?
2009년 겨울, 일본 도쿄를 방문한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는 아키하바라에서 어이없다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여기선 쓸데없는 물건이 엄청나게 팔린다. 쇼핑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지 모르지만, 자신을 속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이슨(Dyson)의 최신 무선 청소기가 더 빠르고 깔끔하게 먼지를 빨아들일수록 우리는 더 행복해질까? 1페타바이트 파일을 1초 만에 내려받는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울까? 기술 발전은 우리가 행복을 유지하는 것과 별로 상관없을지 모른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 당신과 내가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겠지만. 어쨌든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세상에 제품을 선보이는 데 책임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제품을 홍보할 때면 더더욱 그렇다. 「회사 소개」에서 밝혔듯 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 생화학 무기와 도청 장비, 무엇보다 샤워 커튼을 제작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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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이 아닌 민구홍이 누구인지 소개해줄 수 있는가?
마침 최근(2021년 4월)에 약력을 업데이트할 기회가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동력은 순전히 한 구절씩 약력을 편집하고 업데이트해가는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중앙대학교에서 문학과 언어학을, 미국 시적 연산 학교(School for Poetic Computation, SFPC)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하지만 ‘좁은 의미의 문학과 언어학’으로 부르기를 좋아한다.)을 공부했다. 안그라픽스를 거쳐 워크룸에서 편집자 겸 디자이너 겸 프로그래머(하지만 ‘편집자’라는 명칭을 고수하려 한다.)로 일하며 ‘실용 총서’ 등을 기획하는 한편, 1인 회사 민구홍 매뉴팩처링(Min Guhong Manufacturing)을 운영하며 기관, 기업, 단체, 개인 등과 여러 방식으로 회사, 즉 민구홍 매뉴팩처링 자체를 소개하는 데 주력한다. 회사와 회사의 제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대림미술관, 더 북 소사이어티, 레프트 갤러리(Left Gallery), 문화역서울 284, 서울시립미술관, 시적 연산 학교, 시청각, 아카이브 봄, 아트선재센터, 원룸, 인사미술공간, 취미가, 탈영역 우정국, 프루트풀 스쿨(Fruitful School), COS 프로젝트 스페이스, DDDD, 『릿터』, 『빅이슈』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현대인을 위한 교양 강좌’를 표방하는 「새로운 질서」에서 실용적이고 개념적인 글쓰기로서 코딩을 가르치며, 계원예술대학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민대학교, 더 북 소사이어티, 도쿄예술대학, 스튜디오 파이, 워크룸, 이화여자대학교, 취미가, 프루트풀 스쿨, 홍익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whatreallymatters 등에서 특강과 워크숍을 진행했고, (설립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에서 강의했다. 지은 책으로 『새로운 질서』(미디어버스, 2019)가, 옮긴 책으로 『이제껏 배운 그래픽 디자인 규칙은 다 잊어라. 이 책에 실린 것까지.』(작업실유령, 2017)가 있다. 2021년부터 오로라(Aurora)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또는 민구홍의 웹사이트를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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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시에서 큐레이터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또 다른 형태의 전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니 큐레이터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게 분명하다. 이를 위해 단순하더라도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웹의 수많은 가능성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제약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느낌’을 동원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웹 기술을 다뤄본 큐레이터가 쓴 온라인 전시 서문은 더욱 읽을 만하고, 전시는 더욱 감상할 만할 것이다. 그 뒤에는 전시장, 즉 웹사이트를 무엇으로 규정하는지가 중요하겠다. 로럴 슐스트(Laurel Schwulst)가 「내게 웹사이트는 지식의 강을 따라 흐르는 집이다. 당신은?」(My Website is a Shifting House Next to a River of Knowledge. What Could Yours Be?, 2018)에서 말했듯 웹사이트는 가깝게는 단행본에서 아무도 생각지 못한 무엇까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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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형 인프라플랫」에 관해 설명해달라.

미술가 겸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또는 그 반대) 슬기와 민의 9월 5일을 기념하는 선물이다. (하지만 그날이 무슨 날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들이 창안한 개념인 ‘인프라플랫’(infra-flat)을 조금 더 쉽고 다양하게 구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크기는 반응형, 즉 접속하는 기기나 웹 브라우저의 화면에 따라 달라진다. 주요 재료는 sulki-min.com이다. 인프라플랫에 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불문학자 이지원의 글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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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언어 측면에서 ‘가운데 맞추기’를 즐겨 사용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콘텐츠를 강조하는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대상 주위에 아무것도 범접할 수 없는 여백을 두는 것만으로도 위대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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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디자인에 심취한 계기가 있다면?
열한 살 무렵인 1995년 야후! 지오시티에 첫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서였다. 마룬색 배경에 그를 행복하게 해줄 글과 이미지 사이로 MIDI 배경음악이 흘렀다. 하지만 2009년 야후!에서 지오시티 운영을 종료하면서 이제 그 웹사이트는 내 꿈속에만 있다. 어쨌든 그 이후로, 반드시 웹사이트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HTML, CSS,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나 또는 누군가를 위해 뭔가 만드는 건 내 오랜 즐거움 가운데 하나였다. 내 기준에서 쉽고 저렴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20여 년 전에 만든 것과 엊그제 만든 게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웹 디자인 에이전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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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2015년 시청각에서 「회사 소개」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회사 소개와 달리 회사에서 하지 않는 일을 소개했죠.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일을 소개하기로 마음먹었죠. 회사라면 모름지기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하지 않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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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가사와라 웹사이트를 포함해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모든 활동은 ‘회사 소개’의 일환이라 밝혀왔다. 사실상 2015년 시청각에서 ‘시청각 문서’로 처음 발표한 「회사 소개」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않은 셈이다. 작업물마다 이스터에그처럼 회사와 관련한 정보를 숨겨놓기도 하는데, 이번에 회사를 소개하는 전략은 무엇이었나?
해적단 모집 웹사이트에서 신청자 정보를 입력하는 필드마다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실제 정보가 플레이스홀더(placeholder)로 입력돼 있다. 여러 방식으로 회사, 즉 민구홍 매뉴팩처링을 소개하는 일은 회사의 원동력이다. 가장 큰 원동력은 고객의 사랑과 관심일 테고. 하지만 민구홍 매뉴팩처링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는 사회는 별로 아름답지 않다. (한편으로는 그런 사회를 갈망하는 자신을 향한 배덕감 또한 느낀다.) 그럼에도 이번 토크에 참여한 분들만큼은 언젠가 고객으로 삼아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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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현대인을 위한 교양 강좌’를 표방하는 「새로운 질서」를 진행합니다. 강좌의 구체적인 내용과 참여 방법이 궁금합니다.
시적 연산 학교의 마지막 과제가 자신이 만들고픈 학교를 기획하는 거였어요. 저는 ‘리코타 인스티튜트(Ricotta Institute)’를 제안했는데, 4주에 걸쳐 리코타를 만들고, 리코타에 관한 글을 쓰고, 그 글을 실은 웹사이트를 만들고, 마지막으로 리코타를 마케팅하는 방법을 배우는 학교죠. 그때는 리코타, 글쓰기, 코딩, 마케팅이 오늘날 산업을 작동시키는 요체라고 생각했거든요.
「새로운 질서」는 언젠가 문을 열 리코타 인스티튜트의 프로토타입 같은 거죠. 2016년 크리스마스 이튿날 워크룸에서 열린 비공식 워크숍에서 시작해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강의, 여러 특강과 워크숍을 거치면서 커리큘럼이 다듬어졌어요. 2019년부터는 박현정, 돈선필 씨 같은 젊은 미술가들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파이와 취미가의 아낌 없는 지원 덕에 지금 같은 모습으로 확장할 수 있었고요.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스튜디오 파이에서 6주 동안 진행하는 「새로운 질서」는 웹 디자인 강좌는 아니에요. 기술로서 디자인을 다루기도 하지만 글쓰기 강좌에 가깝죠. 「새로운 질서」에서는 ‘실용적이고 개념적인 글쓰기’의 관점으로 코딩을 이야기합니다. 먼저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관심사에 관해 글을 쓰고, 차례로 HTML, CSS, 자바스크립트를 도구 삼아 콘텐츠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해보죠. 중간중간 인터넷과 웹의 역사, 견지해야 할 태도, 넷 아트, 컴퓨터 언어 자체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적어도 이런 웹사이트는 별 어려움 없이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한다면 말이죠.
「새로운 질서」에서 함께 추억을 쌓은 분들이 ‘새로운 질서 그 후…’라는 느슨한 컬렉티브를 꾸렸는데,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고 현대자동차에서 후원하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죠. 후문에 따르면, 심사위원이었던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해요. 오는 11월이면 그들이 고민하고 즐긴 결과물을 볼 수 있겠죠? 며칠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작업 상황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번 전시가 그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최근에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분들을 대상으로 4주 동안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죠. 지금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하면서 잠시 문을 닫았어요. 온라인으로라도 개인 과외를 받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오기도 하지만 거절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다루더라도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매학교로는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로럴 슐스트(Laurel Schwulst)와 존 프로벤처(John Provencher)가 운영하는 프루트풀 스쿨(Fruitful School)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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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무엇보다 작명, 즉 이름을 짓는 데 시간과 공을 들입니다. ‘매뉴팩처링’뿐 아니라 안그라픽스를 거쳐 워크룸에 ‘기생’한다고 밝힌 점, 생산물을 ‘작품’이나 ‘작업’ 대신 ‘제품’으로 부르는 까닭도 흥미로웠어요. 특히 ‘제품’이라는 단어에 관해서는 이 단어가 내포한 시장 경제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토마토가 과일인가요?” 예전에 출시한 제품인 「수상한 과일(Mysterious Fruit)」의 소스 코드에 관한 로럴 슐스트(Laurel Schwulst)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토마토를 과일로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실과 무관하게 제가 토마토를 과일로 믿는 순간 토마토는 제게 과일이 됩니다.” 언어가 대상을 투명하게 반영한다는 환상은 깨졌습니다. 중요한 건 주체가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규정하는지, 나아가 편집하는지죠. ‘작품’이나 ‘작업’이라는 단어는 생산물이 소비되는 오늘날의 국면을 반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국면을 흐리는 환상을 덧입히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민구홍 매뉴팩처링이 ‘회사’인 만큼 생산물을 아우르는 단어로는 ‘제품’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대로 ‘제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픈 마음에 ‘회사’를 표방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