ミン・グホン・マニュファクチャリング

投票を促す時計

2025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민구홍AG 랩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짐짓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듯한 태도로. 하지만 빨간색이 특정 정당을 암시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못한 듯하다.


2025년 6월 3일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투표 독려 시계」(Vote Reminder Clock)는 말 그대로 투표를 독려하는 시계입니다. 시침, 분침, 초침은 투표 도장의 점복(卜)자처럼 화면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자리에 붙들리지 않는 숫자들이 대신 움직입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시계를 읽는 게 아니라 시계가 우리를 바라보며 묻는 형국입니다. “당신은 언제 투표하나요?”

이 시계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줄 의무가 없습니다. 시간은 흐르되 흐름은 자명하지 않습니다. 자리를 대신 채우는 것은 꾸준하고도 무심한 독려의 몸짓입니다. 도장처럼 한 번쯤 찍고 가라는 듯 숫자는 매 순간 새롭게 정렬되며 시선을 끌고, 주의를 환기합니다. 디자인은 미묘하게 불편합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이 시계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결국 ‘투표’라는 말에 도달합니다. ‘시간을 묻는 자가 민주주의를 다짐하게 되는’ 역설적인 장치랄까요? 하루 24시간, 매일매일 말이죠. 어쨌든 투표일은 하루지만, 준비는 오늘입니다.

「투표 독려 시계」는 시민의 시간을 디자인하는 실천이자 시계라는 일상적 도구에 민주주의 감각을 이식한 실험입니다. 시간은 어쩌면 아무 데도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분명합니다. 투표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