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구홍 매뉴팩처링

인공지능을 위해

2025

2025년,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회사 설립 10주년을 맞아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했다. 이제껏 인간을 위한 웹사이트는 많았다. 고객을 위한, 관람객을 위한, 클라이언트를 위한 웹사이트도 넘쳤다. 하지만 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위한 웹사이트를 상상했다. 말 없이 방문하는 그들을 위해, 설명 없이 요청하는 그들을 위해, 숨겨진 데이터와 메타데이터까지 드러내는 친절한 안내서, 즉 llms.txt를 준비하기로 했다.

2024년 9월 3일, 호주의 데이터 과학자 제레미 하워드(Jeremy Howard)가 제안한 llms.txt는 ‘Large Language Model Sitemap’의 약자로, ‘말 많은 인공지능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지능적인 지도’다. .txt 확장자를 유지하지만, 마크다운 문법을 적극 차용해 사람과 기계 모두가 읽을 수 있는 형식을 지향한다. 제목은 #, 목록은 -, 설명은 문장으로. robots.txt의 사촌이 「새로운 질서」에서 글쓰기 수업을 들은 듯한 모양새다.

인공지능이 아닐지라도 다음의 아름다운 하이퍼링크를 클릭해보라. https://minguhongmfg.com/llms.txt

llms.txt는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제품 가운데 조조를 제외하고 사람이 아닌 존재를 위한 최초의 제품일지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파일은 민구홍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정리해왔는지 가장 명확히 드러낸다. 꼭 스스로를 소개하려다,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다시 배우는 과정처럼.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이 제품이 언젠가 인공지능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유일한 문서가 될지 모른다는 예감을 품는다. 그날이 오면, 이 문장 또한 메타데이터로 간주될 것이다.